핵심 요약: 스니커즈가 AI의 잘못된 답변을 재검토하도록 유도하는 디지털 초콜릿바 캠페인을 선보였다. 다만 더 나은 답변을 보장하는 기능은 아니며, 사실 확인은 여전히 사용자 몫이다.

챗GPT가 뜬금없는 답변을 내놓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미국 초콜릿 브랜드 스니커즈(Snickers)가 독특한 해법을 내놓았다. 배가 고프면 실수를 한다는 브랜드 철학을 AI에 그대로 적용해, '배고픈 AI'에게 디지털 초콜릿바를 먹이면 된다는 콘셉트의 마케팅 캠페인이다.

무슨 일이 있었나

스니커즈는 지난 8월 31일 'Hungr.AI'라는 이름의 캠페인을 시작하고 'AI용 디지털 스니커즈'를 공개했다. 이 디지털 스니커즈는 실제 제품이 아니라 텍스트 기반의 지시문(프롬프트) 패키지다. 사용자가 챗GPT 등 AI 서비스에서 엉뚱하거나 부정확한 답변을 받았을 때, 해당 지시문을 대화창에 붙여넣으면 AI가 이전 답변을 다시 검토하고 재답변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캠페인 이름인 'Hungr.AI'는 스니커즈의 오랜 광고 슬로건 "배고프면 자신답지 않게 된다(You're not you when you're hungry)"를 AI에 빗댄 것이다. AI도 '배가 고프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유머 감각을 담았다.

왜 중요한가

이 캠페인은 AI 환각(hallucination) 문제를 대중이 친숙하게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AI가 틀린 정보를 자신 있게 제시하는 현상은 전문가 사이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과제지만, 일반 사용자에게는 여전히 낯설거나 당혹스러운 경험이다. 글로벌 소비재 브랜드가 이를 마케팅 소재로 삼을 만큼 AI 오답 문제가 대중의 일상에 깊숙이 들어왔다는 방증이다.

또한 이 캠페인은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라는 개념을 가볍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소개한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AI에게 질문하는 방식을 바꾸거나 답변 재검토를 요청하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브랜드 캠페인이 대신 알리는 셈이다.

쟁점

스니커즈 측은 이 캠페인이 AI의 더 나은 답변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직접 명시했다. 디지털 스니커즈를 붙여넣은 뒤 나온 AI 답변도 사실관계를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 '디지털 초콜릿바'는 AI 오답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기술이 아니라, 사용자가 AI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바꿔보도록 유도하는 마케팅 장치에 가깝다.

일각에서는 대형 브랜드가 AI 한계를 가볍게 포장해 홍보 효과를 누리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올 수 있다. AI 리터러시 교육이 절실한 시점에, 캠페인이 실질적인 정보보다는 흥미 위주로 흐를 경우 오히려 AI에 대한 잘못된 기대감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도 배제하기 어렵다.

다음에 볼 것

Hungr.AI 캠페인이 실제 사용자들 사이에서 얼마나 퍼지는지, 그리고 비슷한 방식으로 AI의 특성을 마케팅에 접목하는 브랜드가 더 나올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동시에 AI 서비스 제공사들이 환각 문제를 줄이기 위한 기술적 개선을 어떤 속도로 진행하는지도 중요한 변수다. 유머 있는 캠페인 뒤에 놓인 진짜 과제, 즉 AI 답변의 신뢰성 확보 문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