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호메로스의 『오딧세이』 같은 고전 문학이 다시 주목받고, 영화 '파묘'가 촉발한 무속·조상 서사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 사회가 왜 지금 과거를 돌아보는지 주목된다.
요즘 서점과 독서 모임에서 심심치 않게 눈에 띄는 책 제목이 있다. 수천 년 전 쓰인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딧세이』다. 한편에서는 영화 '파묘'가 불러일으킨 묘지·무속·조상 서사에 대한 관심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고전 문학의 재발견과 토속적 과거 서사에 대한 열풍이 동시에 한국 사회를 관통하고 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조선일보 주말 섹션 '아무튼, 주말'은 '#오딧세이 고전의 힘'과 '#파묘에 빠진 사회'를 나란히 조명했다. 두 키워드는 얼핏 달라 보이지만, 공통적으로 현재가 아닌 '과거'와 '뿌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흐름을 보여준다.
『오딧세이』는 그리스 영웅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 후 고향으로 돌아오는 기나긴 여정을 담은 서사시로, 고대 문학의 정수로 꼽힌다. 최근 다양한 번역본이 출간되고 독서 클럽이나 강연에서 재조명되면서, 독자들이 고전 속에서 현재적 의미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영화 '파묘' 역시 개봉 이후 상당 기간 무속·묘지·조상 서사에 대한 사회적 담론을 이어가고 있다. 단순한 오컬트 공포물로 소비되는 것을 넘어, 한국의 토속 신앙과 조상에 대한 경외감, 근현대사의 상처 등 다층적인 해석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왜 중요한가
두 현상이 동시에 주목받는다는 사실은 한국 사회가 현재의 불확실성 속에서 '과거'나 '기원'에서 안정감과 의미를 찾으려 한다는 문화적 신호로 읽힐 수 있다. 고전 문학은 시대를 초월한 인간 보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무속과 조상 서사는 한국인의 집단 무의식 깊이 자리한 정서를 건드린다.
독서 시장에서 고전의 귀환은 단순한 취향 변화가 아니다. 디지털 콘텐츠 홍수 속에서 '깊이 읽기'와 '느린 사유'를 갈망하는 독자층이 두꺼워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출판 업계는 이 흐름에 맞춰 고전 번역·해설서 출간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영화 '파묘'가 촉발한 무속·조상 담론은 MZ세대까지 끌어들이며 세대를 넘는 문화 현상이 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예전에는 미신이나 전근대적 관습으로 치부되던 것들이 새로운 문화적 코드로 재해석되고 있다.
쟁점
이 같은 고전·과거 서사 열풍을 바라보는 시선이 엇갈린다. 한쪽에서는 불안한 시대에 근본과 정체성을 탐구하는 건강한 문화적 성찰로 평가한다. 반면 일각에서는 현실 도피나 복고 취향의 유행에 불과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무속·조상 서사의 경우, 대중문화 차원의 소비와 실제 민간 신앙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데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흥미로운 콘텐츠로 소비되는 것과, 전통 문화를 깊이 이해하는 것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고전 문학 붐 역시 진정한 '읽기'로 이어지는지, 아니면 소장과 전시 목적의 소비에 머무는지에 대한 물음도 있다. 고전이 독자의 삶에 실질적인 통찰을 주는가, 아니면 '교양 있어 보이는 소품'으로 기능하는가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다음에 볼 것
고전 열풍이 출판 시장에서 얼마나 지속될지, 그리고 영화 '파묘' 이후 한국 토속 문화를 소재로 한 콘텐츠가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지가 관심사다. 학계와 문화계에서는 이 흐름을 단기 유행으로 볼 것인지, 구조적 변화의 신호로 볼 것인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아날로그적 깊이를 가진 고전과 전통 서사에 어떻게 관계 맺는지, 그 방식과 플랫폼의 변화도 주목할 지점이다. 팟캐스트·유튜브·독서 앱 등을 통한 고전의 '새로운 형식'이 얼마나 독자층을 확장할 수 있을지도 지켜볼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