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글로벌 철강산업이 공급 과잉과 저가 경쟁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해 생산량 확대 대신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질적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철강산업이 오랜 '양적 성장' 중심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중심의 질적 성장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논의가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공급 과잉, 저가 경쟁, 탄소중립 압박이 동시에 거세지는 상황에서 단순 생산량 확대가 더 이상 지속 가능한 답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무슨 일이 있었나

철강 전문 매체 페로타임스의 칼럼은 철강산업이 직면한 구조적 도전을 정면으로 다뤘다. 핵심 주장은 간단하다. '더 많이'가 아니라 '더 가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논의는 단순한 경영 조언을 넘어, 현재 철강업계 전반이 처한 경쟁 환경의 변화를 반영한다.

그동안 철강산업은 생산 설비 확장과 물량 확보를 성장의 주요 지표로 삼아왔다. 그러나 중국을 비롯한 주요 생산국의 과잉 공급이 지속되면서 가격 하락 압력이 커졌고, 이에 따라 단순 물량 경쟁으로는 수익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뚜렷해졌다.

왜 중요한가

철강은 자동차, 조선, 건설, 방위산업 등 핵심 제조업 전반의 기초 소재다. 철강산업의 전략 방향이 바뀌면, 이를 공급받는 하방 산업 전체의 공급망 구조와 원가 체계에도 연쇄적인 영향이 미친다.

특히 고부가가치 철강 제품, 예를 들어 자동차용 초고장력 강판, 수소·에너지 분야용 특수강, 친환경 선박용 후판 등, 은 일반 철강재에 비해 마진이 높고 기술 장벽도 크다. 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향후 철강 기업의 생존을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탄소중립 흐름도 이 전환을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본격 시행되면, 탄소 배출이 많은 일반 철강재는 수출 시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반면 저탄소·그린스틸 제품은 프리미엄 시장을 선점할 기회가 된다.

쟁점

그러나 이 같은 전략 전환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위해서는 상당한 설비 투자와 기술 개발이 선행되어야 하며, 단기적으로는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중소 철강사들은 대형사에 비해 연구개발(R&D) 역량이나 자본력이 부족해 전환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요 자체가 경기 사이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도 변수다. 자동차·조선 등 핵심 수요 산업이 위축될 경우, 고급 철강재 역시 수요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단순히 제품 고도화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지적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국가 차원의 산업 정책 지원 없이는 민간 기업 혼자 이 전환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세제 지원, 기술 개발 보조금, 탄소 규제 연착륙을 위한 제도적 완충 장치 마련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다음에 볼 것

철강산업의 질적 전환이 실제로 속도를 낼지 여부는 몇 가지 지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주요 철강사들의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변화, 그린스틸 투자 계획 발표, 그리고 EU CBAM 등 국제 탄소 규제 대응 현황이 주요 관전 포인트다. 국내 포스코·현대제철 등 대형 철강사들이 제품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재편하는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철강업계가 '양'에서 '가치'로 무게중심을 옮길 수 있는지는 결국 기업과 정부, 시장 수요가 동시에 움직여야 가능한 과제다.